당숙이란 말은 어려우니 그렇다 치더라도,
5촌이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는데 잠시 할말을 잃었다.
그냥, 아버지의 사촌이라고 밖에는...
동서울터미널에서 태백행 버스를 탔다.
와~ 태백에 가는 사람 많구나. 버스가 만원이다.
고한에서 3/4 이 내렸다. 강원랜드의 힘~!!
잘하면 고한시 될지도 모르겠다.
태백에는 열대야가 없다더만, 정말 시원한 밤이었다.
게다가 간만에 느껴보는, 아무것도 안들리는 고요한 밤~
맑은 공기...
(너무 시원했던 탓일까? 다음날 몸살기운이 살살 옴. 쳇~!! )
돌아가신 당숙께서 내 아버지랑 동갑이셨구나...
단지 생일이 늦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형님이라고 부르신거구나...
내 아버지와 당숙께서 안동 벌초를 알아서 하셨단다.
아버지는 12년 전에 돌아가시고, 당숙께서 홀로 벌초를 하시다
이번에 돌아가셨다.
친척 형님들 왈, 양대 산맥 두분이 모두 안계시니 이제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면서 자꾸 날 쳐다보신다.
죽은 사람이 산사람을 고생시키는 시스템...
난 나 죽으면 화장시킬꺼다.
친척 형한테서 친환경적 시체처리공법 얘기를 들었다.
1. 시체를 엄청나게 꽁꽁 얼린다.
2. 고주파수를 이용해 시체를 산산조각 낸다.
3. 시체가루를 모아 땅속에 묻는다.
4. 몇개월 후, 자연스레 비료가 된다.
음.... 2번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올려면 한참 걸릴 듯 하다.
영정이 고인의 집을 한바퀴 돌 때,
구덩이에 관이 놓이고 상주가 첫 흙을 관 위에 뿌릴 때,
제일 슬프다.
고인을 보내는데 부디 힘내시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해주십시요.
여기에 몇가지 이유가 더 붙어 일꾼들에게 팁을 준다.
한 일꾼이 묘비위에 흙을 잔뜩 올려놓고 가만히 있는다.
상주가 봉투를 몇개 마련해 묘비위에 올려놓았다.
일꾼은 봉투를 세어보더니 흙을 절반만 거두어낸다.
상주는 다시 봉투를 마련하여 묘비위에 올려놓았고,
그제서야 묘비위의 흙을 모두 거두어내는 일꾼......
순간 넘치는 분을 삭이느라 숨도 제대로 못쉬었다.
이 뭐같은 장례문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전체적으로 오돌토돌해졌다.
햇볕에 그을렸다고 하기엔 너무 간지럽고,
옻에 옮았다고 하기엔 별로 안간지러운 느낌이고...
(찾아보니 옻에 제대로 옮으면 죽기 직전까지 긁는다로 하던데...)
근데 긁으면 참을 수 없을정도로 간지럽다.
아아~ 너무너무너무너무 긁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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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보다 산사람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겪을수록 내 안에서 뭔가가 더욱 메말라가는 느낌.
정말 메말라가는건지, 당연한건지, 아님 메말라가는게 당연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