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닭살커플들의 모습(?)을 시기(?)하여 
크리스마스에는 어쩌소서... 하면서 이런저런 솔로의 마음(?)을
담은 글을 보았고, 나는 그 글을 당구동호회 게시판에 올렸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글을 여기저기서 보곤 한다.
그 글에 대한 당구동호회 어떤 형의 개작(?)이다.
오늘은 이 글로 끝낸다.
(지금은 새벽 4시. 술먹고 들어와서 아무 생각도 안난다.
난 지금 글을 쓸 수 없는 상태이다. ㅡㅡ; )

------------------------------------------------------------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오질나게 춥게 하소서.
그 추위로 멀어졌던 세상 모든 커플들 
서로의 온기로 서로의 거리를 이겨 내게 하소서.
지하철, 버스, 택시, 온 것들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비행기가 빵꾸나고 헬기가 눈길에 미끄러지더라도
이 밤 달려 그대 만나러 갈 용기를 가지게 하소서.
핸드폰, 집전화, 삐삐 모두 다 불통되게 하소서. 
참을 수 없는 궁금함으로 무작정 그대에게 달려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군중속에 그대 찾아가는 즐거움을 허락하소서.
행여 거지같은 인간들이 커피한잔을 600,000원에 팔더라도
설탕 한스푼 더 넣는데 100,000원을 달라 해도
그대 위해 봉급을 털 수 있게 그것이 즐겁게 하소서.
마침 온 세상에 전기가 끊겨 교회도 끊겨
오늘 하루 시끄러운 모든 것들 사라지게 하소서.
카페, 술집, 나이트, 음식점, 극장 모다 캄캄해지게 하소서.
서울 하늘에서도 별을 보며 그대 나와 속삭이게 하소서.
그대 만나 사소한 일들속에 행복 찾게 하소서. 
잠드는 시간까지 그대 미소 기억나게 하소서.

그리고,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눈내리지 마소서.
눈 오는 그날, 기다리는 마음이 언제까지나 함께하도록
그 시작을 영원하게 미뤄 주소서.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TV에서 재미난것만 하게 하소서.
우리 함께 보았던 영화들 기억나게 하소서.
올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포근하게 잠들게 하소서.
새벽녘 그대 그리움에 깨어나지 않도록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해도 행복하게 잠들도록
이 밤 축복하소서.

'상사꽃 > 때로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1/12/29] 한국논단  (0) 2016.10.02
[2001/12/26] 오늘의 일기  (0) 2016.10.02
[2001/12/23] 커피  (0) 2016.10.02
[2001/12/21] sygate.  (0) 2016.10.02
[2001/12/19] 디아블로 II  (0) 2016.10.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