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아는 형님, 누님, 동생들과 홍대에서 술집 하나 잡고 
파라과이전을 구경했다.
같이 흥분도 하고 이천수가 골 넣을 때는 맘놓고 소리도 지르고...
차라리 속시원하게 지든지, 왜 경기를 이길 것 같은 분위기로
이끌고 가서 사람 속을 그리 애태웠는지...
그렇게 축구가 끝나고 5시경 나오니 우리같은 사람들로
홍대앞이 바글바글하다.
사람들과 인사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길.
택시기사가 홍대에서 다른 손님을 더 태울려고 천천히 간다.
"아저씨, 저 버스보다 늦게 가면 저 내릴꺼에요.""손님~ 이시간에는 어쩔 수 없어요.""그래요? 그럼 내릴께요."기본료 내려 하자 괜찮다고 하길래 그냥 내렸다.

택시타려는 사람들은 바글바글하고, 집에 가는 버스번호도 
모르겠고, 걸을 때까지 걷자~~ 싶어서 그냥 집 방향으로 걸었다.
정말 날씨가 풀릴려나보다. 시원하다. 음악을 들을까?
아냐~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나 하자.
(이런 저런 생각...)
일요일 새벽인데도 새벽은 언제나 힘차다. 
산행가는 사람들. 포장마차에서 베지밀에 토스트 먹는 아저씨들.
가락국수로 허기를 채우는 아저씨도 있고...
싸구려 술집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아저씨.
그렇게 동이 다 틀때까지 걷다가 집에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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