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금요일에 첫눈이 내렸다.
따뜻한 버스안에서,
바닥에 닿자마자 사라지는 펑펑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구경하고...
작년에도 이맘 때 첫눈이 내렸다. 밤새 내리고 아침까지 내리고...
당시 여친이랑 약간 안좋았던터라 출근시간에 맞춰 집에서 출발~
온갖 책 들은 가방이랑 양복이랑 구두랑 양손에 가득들고서 전철을 탔다.
2호선 한번 타고 쭈욱 가면 될 것을 쫌 빨리 가겠다고 요령피운답시고
4호선을 타고 사당역에서 갈아탈 요령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사당역에 내리자 사람들이 꽉 차있는 것이다.
헛~! 무슨일인가 했더니 2호선 갈아타려고 마냥 서있는 사람들...
수요가 엄청난 공급을 못따라가는 일이 발생해버린 것이다.
나는 한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데... 더도 말고 한정거장인데...
그렇게, 사당역에서 30분을 서 있었다.
바닥은 하얗게 뒤덮였고 하늘에선 하얀눈이 펑펑 쏟아지고...
그렇게 여친과 힘들게 만났건만,
형식적인 몇마디 인사만 나누고 돌아서야 했다.
추억이라 하기엔 너무나 쓰디썼던 2003년 겨울, 첫 눈 내리던 날.
해마다 첫 눈 내릴 때면 저 일이 떠오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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