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중인 울 누나의 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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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디카 배터리 충전을 하네 못하네 하는 오지 서쪽 
티벳에서 오늘 국경을 넘어 문명의 세상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라서 묵는 사람 다 한국인에 맛있는 한식 
메뉴에 옆 테이블에서 한국말로 일상적인 수다를 떠는 소리가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다. 
열흘동안 다섯 사람하고만 이야기하는 이상한 기분? 
결국 두 사람의 한국인과 같이 국경도 넘고 여기 카트만두에서도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묵는다. 
황량한 오지 산이랑 하늘만 보면서 차를 타다가 네팔 넘어오고 나니 모든것이 번잡스럽다. 
예전에도 육로로 국경을 넘어본 적이 있지만 
유럽 갔을때는 기차가 국경을 넘는지 마는지도 모르고 넘어가는게 
다반사였고 태국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넘을때는 정말 관문 하나 
차이로 나라가 달라진다는게 신기했지만 양쪽은 비슷한 문화,
같은 생김새의 사람들이라서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단지, 이 나라에서는 출국했는데 저쪽 나라에서는 입국 하기 전.
지금 현재 무.소.속 이구나 싶은 그런 기분이 특이했달까. 
하지만, 장무는 티벳의 도시이면서도 전형적인 티벳인과는 다른 
사람들, 다른 문화. 티벳이면서 중국이면서 네팔이나 인도같기도 
한 사람들, 뒤섞인 문화. 
국경도시라서 곧 떠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소비만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곳이었다. 
게다가 높은 고원 티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길목이라 길은 
내내 산을 타고 지그재그로 내려왔고 도시도 역시 그 길을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상가들, 호텔, 불법건축물, 쓰레기들. 
국경이라는 것이 점이지대처럼, 한가지 색깔이 점점 흐려지다가 
다른 색깔로 넘어가는 느낌을 확연히 받았다. 
하여간, 오늘 아침 국경을 넘다. 

+ 
카일라스산에 도착하기 직전, 라싸 출발 이틀되는 날 오후쯤에 
로모가 고장났다. 
이번이 세번째 같은 고장. 
로모 코안에 있는 나사 구멍이 헐거워져서 빠진 나사가 필름 감는
톱니바퀴에 박힌 것이다. 
아직은 아리아, 디카로 잘 버티고 있지만 아쉽다. 
집에 있는 Minolta Af-c를 카트만두로 보내달라고 국제전화 했더니 
우체국에서 하는 말은 네팔은 카메라가 금지품목이란다. 
고민이로고. 
주변에 카트만두나 포카라나 인도 바라나시로 조만간 올 계획 있는 
사람 있으려나. 
인편에 부탁하는게 제일 빠르고 안전할 듯 해서다. 
요건 요 며칠 더 알아보고 어찌 할 건지 결정할 예정. 

+ 
안내방송. 
메일 확인했더니 scanuser.com 에서 스캐너 공동구매 한댄다. 
니콘 COOLSCAN 5ED&엡손 GT-X900 공동구매가 2006년 5월 
9일(화) 13:00에 시작됩니다. 
준비된 수량은 5ED 40대, GT-X900 30대입니다. 
이 먼데서 이넘의 오지랖이라니 -_- 
멀리 있으니 반가운 메일은 백만배 더 반갑고, 쓰레기 스팸이야 
휴지통에 버려주면 그만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메일인데 인터넷은 느려터지고, 그러면 
환장한다. 
한가지는 출국직전 결재했던 면바지 신용카드 재승인 건이 그랬고, 
또 하나는 이베이에서 1월에 주문한 뭔가가 우리집엔 안왔고, 
나는 포기를 했는데 그쪽에서는 반송되었다며 그 요금까지 
추가요청한 것이다. 물론 영문메일로. 
흥, 배째라 -_- 

+ 
인터넷이 거의 한국만큼 빠르다. 물가도 싸고 좋다 ㅠㅠ 
익스플로러 창을 동시에 세개 띄운게 얼마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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